2009년 6월 9일 화요일

자, 이제 공격을 시작하겠습니다

진중권이 감옥 가면 좋겠다”?

-유인촌의 닌자들(?)-


추부길의 <아워뉴스>에서 진중권이 공금을 횡령했다는 기사를 올리고, 변희재의 <빅뉴스>와 <미디어워치>에서 그 기사를 전재하기 일주일쯤 전. 그러니까 올 3월 12일에 한 대학생이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 다음과 글을 하나 올렸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마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처럼 그 학생이 변모로부터 들었다는 사건이 실제로 벌어진 것으로 보아, 그 학생이 없는 얘기를 지어낸 것 같지는 않다.

http://www.joysf.com/3865015 2009.03.12 21:45:40
대학에서 사회적 명사들을 초청해서 강연을 듣는 1학점짜리 수업이 있습니다.
뭐, 학점 부담도 없겠다, 이정재 같은 사람들 강연도 들을 수 있겠다 싶어서 들었지요.
근데 처음부터 나온 '명사'가 무려 변희재...쿠궁
나오시더니 처음부터 끝까지 386세대 비난, 비방으로 일관하시더군요.
그러시더니 '진중권 그 사람만 감옥가면 참 좋겠어요, 일하기가 참 편하겠단 말입니다.
두고 봐요, 오늘 저녁에 그 인간이 S대 미학 동창들이랑
미술계 비리를 저질렀다는 기사가 뜨고 감옥 갈 거예요'라고 했는데 말입니다.
뭐, 이건 어떻게 된 건가요?
진교수가 무슨 비리를 저질렀다는 기사는 보지를 못했는데 말이죠.
변희재씨 진 교수에 대한 증오가 도를 넘어서서는 정신 착란 증세를 보인건가요?


대학에 ‘특강’을 나가 이런 소리나 늘어놓는 자를 ‘사회적 명사’라고 추천한 주체는 대체 누굴까? 아무튼 이 글이 올라온 지 일주일 후, ‘인미협’이라는 단체에 소속된 매체들에서 일제히 한예종의 비리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고, 그 보도에 발이라도 맞춘 듯 곧 한예종에 대한 문화부의 감사가 시작됐다. 인미협과 상관없이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라 하나, 이번 감사는 유례없이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저인망식 감사였다. 아무튼 문화부 감사와 더불어 인미협의 위협은 매우 구체성을 띠기 시작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부정이 드러난 순간, 보수우파시민사회에서는 황지우 총장, 심광현 교수, 진중권씨 등을 검찰에 고발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인미협 성명서 2009/03/26)

감사결과가 나오기 전인데 이들은 머릿속으로 벌써 나를 “검찰에 고발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것으로 미루어 보아 한예종을 털고 또 털다 보면, 검찰에 고발할 정도의 비리는 찾아낼 수 있으리라 굳게 확신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장장 6주에 걸친 저인망 감사로도 나오는 게 별로 없자, 변모는 이제 문화부의 감사를 넘어 아예 검찰의 수사를 언급하기 시작한다.

BBK 때처럼 한예종 전체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수 있도록 저희가 협조해드리겠습니다. 또한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문광부 감사가 완료되면 저희가 바로 황지우 총장, 심광현 교수, 그리고 진중권씨 등에 대해서 검찰 고발을 검토하겠습니다. (빅뉴스 2009/04/12)

여기서 국립예술학교는 졸지에 BBK와 같은 대형 비리의 온상이 되고, 거기서 가르치던 진중권은 졸지에 김경준 신세가 된다. 하지만 기다리던 감사결과는 그들에게 너무 실망스러웠다. 그러자 그 동안 자기들이 내게 퍼부어댔던 명예훼손과 인신공격의 법적 책임이 걱정됐나 보다. 부랴부랴 한예종을 방패막으로 삼는다. 내가 자기들을 고소하면, 한예종 전체로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게 하겠다고 넌지시 시사한다.

BBK 사례에서 보듯 진중권이 검찰에 인미협을 고소하는 순간, 한예종 전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진중권이 절대 인미협을 고소하지 못할 것임에도, 검찰고소 운운하는 것은 3류 정치인들이나 하는 저질 협박에 불과하다 (프리존뉴스 2009/05/21)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문화부의 감사가 끝났다. 예상했던 대로, 문화부의 감사관은 비공개로 해야 할 감사결과를 슬쩍 언론에 흘렸다. 하지만 그렇게 흘러나온 처분결과 속에도 이렇다 할 비리의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다. ‘비리’가 안 나오면, 당연히 ‘부실’로 몰아가야 한다. 하지만 ‘부실’로 검찰에 고발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자 그는 이제 슬쩍 말을 바꾸기 시작한다.

솔직히 수차례 강조했지만, 진씨는 한예종 비리의 깃털이었기 때문에 조용히만 있었으면 크게 걸릴 것도 없었다. (빅뉴스 2009/06/07)

“솔직히”라는 표현이 인상적이 않은가? 이제야 “크게 걸릴 것도 없었다”고 “솔직히” 말한다. 그런데 그 동안 매체들 총동원하여 그 난리를 쳤단 말인가? 이로써 감사 건은 불발로 끝났다. 하지만 그냥 물러설 그가 아니다. 그는 내게 다시 그 동안 “조용히” 있지 않은 죄를 묻는다. 이번엔 허위사실 유포라나?

일단 윗선의 지시로 인미협이 나섰다는 부분, 추부길씨와 공모했다는 부분 등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 인미협이 먼저 진중권씨를 고소하겠다. 그리고 진중권씨가 한예종을 변명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100건이든 1000건이든 모조리 민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 (빅뉴스 2009/05/25)

나의 퇴출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에서는 살벌함과 섬뜩함마저 느껴진다.

나는 절대 진중권 등 권력형 386세대를 용서할 수 없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들을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시켜버릴 것이다. (빅뉴스 2009/05/31)

도대체 이 타오르는 증오의 근원은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변모에게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개종을 생각했다. 아마도 내가 전생에 그 친구에게 무슨 큰 죄를 지었던 모양이다. 저 타오르는 비이성적 증오를 합리적으로 설명해줄 패러다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 불교적 세계관 밖에 없다.

인격살인, 여론재판, 특별감사, 수사의뢰

내가 궁금한 것은 이것이다. 어떻게 인미협의 변모가 감사가 시작도 되기 전에 내가 “감옥에 갈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그것은 유인촌의 문화부가 예술적 이견을 해소하는 데에 사용하는 독특한 방법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국회 문방위의 민주당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유 장관과 문화부가 "내쫓을 사람에 대해 인격살인과 여론재판을 진행하고, 특별감사를 통해 뒤를 캐서 먼지를 털고, 반항하면 소송이나 수사 의뢰를 해서 괴롭히는 방식"으로 예술가들의 인격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 2009/06/08)

‘인격살인’과 ‘여론재판’은 인미협이 하고, ‘특별감사’는 문화부가 하고, ‘소송이나 수사의뢰’는 인미협이나 문화부가 ‘협조’하고. 환상의 역할분담이요, 절세의 찰떡궁합이다. 이 긾고 넓은 공감대를 그저 우연의 일치라고 해야 할까? 여기서 우리는 인미협의 변모가 뜬금없이 “검찰 수사” 운운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

BBK 사례에서 보듯 진중권이 검찰에 인미협을 고소하는 순간, 한예종 전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 BBK 때처럼 한예종 전체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수 있도록 저희가 협조해드리겠습니다.

국가의 공공기관인 검찰조직을 자기 맘대로 갖다 쓸 수 있다는 이 드높은 자신감. 우익매체들의 그 보잘 것 없는 매체력에 비해, 이 권력의지는 너무 과도하지 않은가? 검찰마저 자신들의 시녀처럼 부릴 수 있다는 이 기고만장함은 대체 어디서 얻은 것일까?

지난 3월부터 인미협 소속의 우익매체들은 이른바 ‘진중권 비리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그에 발맞추어 문화부는 감사과정에서 나를 비롯한 “특정인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자료를 요청”했다고 한다.

문화부가 한예종에 대한 감사를 시작할 무렵 일부 보수 인터넷 언론에 감사 내용의 일부를 흘려 한예종 교수들이 큰 비리를 저지른 집단인양 매도하며 황지우 총장, 심광현 교수, 진중권 객원교수 등 특정인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자료를 요청했고 (...) (피디저널 2009/06/09)

이는 내가 학교에서 들은 바와도 일치하고, 내가 직접 겪은 것과도 일치한다. 한예종에는 수백 명의 교수가 있는데, 그저 1년짜리 계약직을 맡은 사람에 대해 집중적으로 자료를 요청했단다. 이게 상식으로 말이 되는가? 내가 겪은 바에 따르면, 나에 대한 문화부의 감사는 철저히 인미협의 보도에 따랐고, 감사처분결과 역시 그들의 주장을 그대로 담았다. 심지어 이 두 주체는 나의 객원자격에 시비를 거는 과정에서 한예종의 ‘객원교수채용규정’을 놓치는 실수까지 동일하게 범했다. 이 해프닝에 대해 변모는 이렇게 들러댄다.

반면 학칙외 규정은 한예종에서 알아서 정하고 바꿀 수 있다. 인미협이 취재하면서 학칙외 규정에서 객원교수 규정을 별도로 인용하지 않았고,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이를 중시여기지 않은 이유이다. 자기들끼리 알아서 정한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이다. (독립신문 2009/06/08)

누가 봐도 이는 사후정당화에 불과하다. 하지만 변모의 말대로 이게 사실이라면, 그때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생각해 보라. 문화부에서 객원교수규정을 인지하지 못했는지, 인지하고도 무시했는지 자기가 어떻게 아는가? 또 문화부에서 객원교수채용규정을 중시하지 않은 이유를 자기가 어떻게 아는가? 저 문장을 읽어보면, 거의 ‘문화부와 인미협은 한 마음, 한 뜻이예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진중권 그 사람만 감옥가면 참 좋겠어요, 일하기가 참 편하겠단 말입니다.
두고 봐요, 오늘 저녁에 그 인간이 S대 미학 동창들이랑
미술계 비리를 저질렀다는 기사가 뜨고 감옥 갈 거예요'


자객을 쓰려거든 정품을 써라. 칠칠맞게 이런 말이나 흘리고 다니며 장관님 얼굴에 먹칠이나 하는 짝퉁 말고, 정연한 논리와 올곧은 윤리와 세련된 미감으로 나를 제압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닌자를 데려와라. 보수우익 바닥에는 요강에 눈 코 입 그려 머리라고 달고 다니는 사람들 말고는 인물이 없는 모양이다. 하긴, 오죽 인물이 없으면, 고작 변모를 에이스라고 내보냈겠는가?

ps.

다른 곳을 털면서도, 자꾸 내 이름을 거론한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 몇 년 전의 강연까지 열심히 뒤져대는 모양. 털어봐야 쓸 데 없을 것이다. 진중권은 민주당이 아니라 진보정당의 지지자로, 문화판보다는 운동판에서 놀았으니까. 장관 하나 잘못 만나 고생들이 심한데, 어떤 극단적 상황에서도 중립을 지킬 여지는 항상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나치 정권 하에도 쉰들러가 있지 않았던가. 그리고 용돈이 필요하면, 차라리 내게 달라 그래라, 줄 테니까. “니들, 과자 사먹어.”

시간이 너무 걸려요

얘랑은 이걸로 일괄처리 해놓고, 다음 행보로 넘어가야겠어요.


(가상 인터뷰)

'드보르잡이 진중권에게 묻다.'


01. 진중권이 한예종의 사업을 주도했다?

1년짜리 객원교수가 사업을 주도하냐? 혹시 너..... ‘객원’ 논설위원 하는 주제에 조선일보 논조를 주도한다고 착각하는 거 아냐? 확, 김대중 주필한테 일러버릴까부다.

02. 진중권이 출판과 관련하여 공금을 횡령, 혹은 유용했다?

어쩌냐? 급료 외에 단 한 푼의 예산도 갖다 쓴 기억이 없는데... 일단 손에 돈을 쥐어줘야지, 횡령을 하든, 유용을 하든 할 거 아냐.... 니가 생각해도 그렇지?

03. 출판비용을 자기가 댔다고 했다가, 출판사에 댔다고 말을 바꿨다?

뻔데기 아이큐냐? 책의 제작비용은 출판사가, 원고작성 비용은 저자가 부담했다고 했잖아. 그게 출판 관행이란다. 아, <실크세대혁명서>처럼 대중의 외면을 받을 책은, 물론 출판사에서 너그들 보고 비용 다 대라고 하겠지.

04. 유비쿼터스 시대에 <컴퓨터예술의 탄생>이란 책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

21세기에 역사는 왜 공부하냐? 21세기인데 미술사는 뭐하러 공부하냐? 학문이란 게 원래 역사와 체계론으로 나누어지는 거란다. 최근 일본, 오스트리아, 독일에서 초기 컴퓨터 그래픽 전시회가 열렸어. 일본에서는 카와노 히로시 선생의 머릿글을 담은 화집, 독일과 미국에서도 초기 컴퓨터 예술 연구서 발간. HCI 교수가 이런 책 써보고 싶단다. 이걸 연구성과로 의심하는 전문가는 누구? 혹시 변학사?

05. 진중권은 객원교수로서 프랑스 철학을 강의했다?

미안하지만 그런 적 없는데.... 얘야, ‘제보자’라는 이름의 학생이 듣다가 F를 받은 강의는 2007년 2학기 강의란다. 객원교수로서 한 2008년 1학기 강의의 주제는 매체철학 및 매체미학. 취재 똑바로 해라. 년도를 헷갈리냐?

06. 진중권은 프랑스 철학을 강의할 자격이 없다?

요즘 학문에 국경이 어디 있냐? 니 선배 현준이는 미국에서 들뢰즈 공부하고 왔다더라. 2007년 강의는 내 저서 <현대미학강의>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책은 독일 박사과정의 세미나들을 토대로 쓴 거란다. ‘탈근대’라는 키워드 아래 현대 독일과 프랑스의 철학자 8명의 미학사상을 다루었는데, 꼽냐? 그러면 안 되냐?

07. 제보자 말에 따르면, 진중권이 맨날 푸코 얘기만 했다?

푸코는 그 강의에서 다루어진 8명의 사상가 중의 하나에 불과. 그러니 낙제를 하지. 괜히 F를 받는 게 아니야. 맨날 들었다는 푸코에 대해서라도 제대로 썼다면 D는 받았겠지.

08. TV 출연한 거 외에 무슨 경력이 있냐?

KAIST CT 대학원 겸임교수, 서강대 영상대학원 겸임교수, 중대 독문과 및 문화연구학과 겸임교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강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강사 등. 여기저기서 추천도서로 꼽힌 다수의 책을 저술. 문화관광부에서 두 차례에 걸쳐 추천도서로 꼽음. 이 정도 경력이면 예술학교 객원 같은 거 해도 된다.

09. 진중권의 객원교수 채용은 규정 위반이다.

니가 총장이냐? 설치령 2조(“예술실기 및 예술이론을 전문적으로 교육”), 학칙 2조(“예술실기와 이론을 교수”), 학칙 17조 1항(“특수경력의 소유자”), 학칙 17조를 위한 객원교수채용규정 제7조(“1. 강의 및 실기 지도 2. 특별강의 및 세미나 3. 학생실기 및 연구지도 4. 전임교수와 공동연구 5. 본교가 지정하는 연구과제 수행”)에 의해 임용. 근데 너랑 문화부는 객원교수채용규정을 아예 못 본 것 같더라... 솔직히 못 봤지?

10. 이론교육을 배제하는 식으로 설치령을 개정해야 한다?

그건 영삼이나 이어령선생한테 가서 따져. 왜 나한테 시비야....?

11. 객원교수채용규정을 고쳐야 한다?

그건 영삼이랑 이강숙 선생한테 가서 따지고...

12. 진중권이 2학기에 강의를 안 한 것은 규정위반이다?

학교에서 문화부에 보낸 공문을 열람해 봤는데, 학칙 제13조 2항(“총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교수시간의 일보를 면제하거나 연구활동만을 전담하게 할 수 있다.”), 학칙 제17조 3항(“객원교수는 위촉 기간 중 전임교수와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에 의한 조치였대. 그러니 어쩌냐.....? 너, 그래서 무사하겠니? 걱정된다.

13. 따라서 급료의 절반을 내놔라?

용식이한테 가서 전해. 성경에 이르기를, '네 이웃의 통장을 탐내지 마라.' 내가 알아봤더니, 한예종의 공식입장은 진중권에게는 책임이 없으며, 급료를 환수할 필요도, 의사도 없대. 그러니까 이 문제는 이의신청이나 법적대응을 통해 한예종과 문화부 사이에서 풀어야 할 문제 같애. 니가 신경 꺼도 둘이서 알아서 잘 해결하지 않겠어?


14. 내가 학칙을 조작했다?

장난하냐? 니가 봐도 논리가 구리지...? 그런 수법은 너 좋아하는 듣보즌들한테나 써먹어. 걔들 아이큐에는 맞을 거야.

15. 진중권이 놀러갔다가 채용됐다?

내가 언제, 어디서 그런 말 했는지 증명하기 바람. 근데 내가 뭐하고 놀았대? 얘야, 심광현, 황지우와는 이번 일로 십 몇년만에 처음 만났단다.

16. 객원된 게 서울대 미학과 패거리 활동 덕분이다?

난 심광현, 황지우와 같이 일 한 적이 없어. 심광현은 유학 갔다 와서 처음 만났고, 황지우 역시 (학부 때 술자리에 뒷모습 보고, 몇 년 전 독일에서 우연히 인사하고 지나친 것 빼면) 태어나서 처음 얘기해 봤거든. 근데 그 사이에 무슨 ‘패거리’를 지었대? 증명하기 바람.

17. 진중권이 SBS 방송을 맡은 것은 노무현 정권에 잘 보인 덕이다?

잘도 보였겠다. 그랬다면 노빠들이 저렇게 나한테 이를 갈겠냐? 내가 노무현 정권 씹을 때마다 서프에서 열심히 글 삭제했던 게 누구였더라. 변모씨로 기억하는데.... 혹시 그 친구 모르나? 기사 쓰려면, 검색 좀 해라. SBS에서 나를 진행자로 기용한 것에 대해, 당시 매체들은 하나같이 SBS가 쌈닭 하나 끌어들여 청취율 높이려 했다고 보도했거든. 아, 그러는 너는 노무현한테 잘 보여서 KBS 시청자 위원 해 먹었더라?

18. 이명박 정권의 출범으로 진중권의 수입이 줄었다.

우째 내 통장 사정을 니가 더 잘 아냐? 전지적 작가시점, 소설 쓰냐? 내 포트폴리오는 너랑 달라. 확인해 보니 하나도 안 줄었더라. 그러니 내 걱정 말고, 니 수입이나 걱정해.

19. 수입이 줄어들 공포감에서 정권을 비판하는 것이다?

내가 너냐?

20. 진중권은 방송에 나가지 못해 안달났다?

그랬다면 당장 <무릎팍도사>부터 나갔겠지. 방송 출연에 안달이 나서 대박 방송의 출연을 거부하냐? 내가 유명한 게 부러운 모양인데, 유명해봤자 좋을 거 하나도 없어. 사생활만 불편하지.... 몰라서 그렇지, 살기에는 드보르잡이 좋아.

ps.1

아, 방금 또 글 하나 올렸던데, 초절정 무식의 극한 앞에서 언급할 의욕을 잃어버리겠네. 내가 무슨 빨간 펜 선생도 아니고, 일일히 고쳐주려니 견적이 안 나오네. 그냥 두뇌를 format c: 하는 게 빠를 듯.... 뭘 믿고 저렇게 용감할 수 있는지. 처절하게 애쓴다. 하여튼 그 기사, 니가 쓴 것 중에서 제일 웃겼어. 솔직히 뿜었다.

ps.2

근데 그렇게 후진 강의에 왜 다른 과와 다른 학교에서까지 청강을 들어오냐....? 내 강의에 대한 평이 궁금하냐? 똑같은 강의를 온라인에서 한 적이 있으니 가서 확인해 봐.

http://www.artnstudy.com/Lecture/default.asp?lessonidx=jkJin03&lessonpart=philosophy&clck=4#cnt_view

http://www.artnstudy.com/Lecture/default.asp?lessonidx=jkJin08&lessonpart=philosophy&clck=4#cnt_view

http://www.artnstudy.com/Lecture/default.asp?lessonidx=jkjin06&lessonpart=philosophy&clck=4#cnt_view

http://www.artnstudy.com/Lecture/default.asp?lessonidx=jkjin07&lessonpart=philosophy&clck=4#cnt_view

ps.3

아, 맛뵈기로 하나만. 독일문화이론 시간에 웬 백남준이냐고? 니가 좋아하는 조선일보 기사 인용한다.

"백남준은 원래 음악에서 출발한 작곡가였다. 도쿄대 졸업논문은 쇤베르크 작품에 관한 것이었다. 독일 뮌헨과 프라이부르크에서 음악학과 작곡을 더 공부한 백남준은 1958년, 26세 때 결정적 만남을 갖는다. 쾰른의 서부독일방송(WDR)에서 카를하인츠 슈톡하우젠의 조수로 6년간 배우며 전자음악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음악가인 백남준을 조형예술가로 변신시킨 계기는 1960년대 '플럭서스(Fluxus)' 운동이었다. '흐르는', '유연한'이란 뜻의 이 라틴어가 백남준 예술의 지향점이 된 것이다. 형체 없이 역동성만 있는 음악과 실재하나 정체성(停滯性)이 숙명인 미술, 이 둘의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만남은 불가능한 것일까? 백남준은 방송국 시절을 떠올렸고 TV수상기에서 답을 찾았다. 이 '보이는 음악', '들리는 그림'이야말로 백남준 예술의 페르소나(실체)였던 것이다. 기사가 놓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석학 맥루한이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라던 시절에 백남준은 벌써 그의 '로봇 오페라'(1965)에서 "TV는 우리 삶을 공격한다. 이제 우리가 갚아줄 차례다"라고 외친다. 백남준은 음악과 미술을 아우르고, 가장 저급하지만 영향력이 센 괴물 TV를 예술이라는 우산 아래 포용한 '통섭'의 원조였다."

ps.4

근데 '플럭서스'가 뭔지는 아냐? 이번엔 네이버 백과사전이다.

플럭서스는 '변화', '움직임', '흐름'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한다. 1960년대 초부터 1970년대에 걸쳐 일어난 국제적인 전위예술 운동으로, 플럭서스라는 용어는 리투아니아 출신의 미국인 마키우나스(George Maciunas)가 1962년 독일 헤센주(州)의 비스바덴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플럭서스-국제 신음악 페스티벌'의 초청장 문구에서 처음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삶과 예술의 조화'를 기치로 내걸고 출발한 플럭서스 운동은 이후 베를린·뒤셀도르프 등 독일의 주요 도시들과 뉴욕·파리·런던·스톡홀름·프라하·일본 등 유럽·미국·아시아 등지로 빠르게 파급되어 전세계에서 거의 동시에 나타났다.

ps.5

백남준과 독일문화가 무슨 관계가 있냐고?

백남준 미술과 개관기념으로 열린 세미나에서, 백남준 연구자인 독일 브레멘의 미술관장과 인간 진중권이 발제를 했거든.... 그 세미나는 KBS 방송을 통해 방송이 됐거든.... 그 덕분에 백남준씨 부인 구보타 시게코 여사를 만났거든.... 그 분 얘기가 조지 마키우나스는 "일본음식은 맨날 간장에 찍어먹기만 한다."고 투덜댄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지금도 독일 시골에 백남준씨 별장이 있는데, 그걸 처분할 생각이 있는데 살 사람 없냐고 하더라고....

니 수준에 맞추려니까 별 얘기를 다 하게 된다... 백남준과 독일문화의 관계는, 그러니까 백남준의 별장이 독일에 있다는 그런 관계다.... 딱 니 수준에 맞췄는데, 이제 이해가 되니?

ps.6

그리고 이 화상아, 마샬 맥루언은 원래 영문학자란다.... 가서 따져라. 영문학 전공자가 왜 미디어를 논하냐고...

ps.7

머리가 나쁜 어른이는 착하게 살아야 돼요.

2009년 6월 7일 일요일

드보르잡은 주요한 타겟이 아니죠

그 친구는 그냥 지나가면서 어루만져 주면 될 것 같고... 더 중요한 것은 유인촌/신재민의 문화부, 그리고 문화미래포럼인가 뭔하 하는 문화계 우익단체들입니다. 이들이 한예종의 해체와 이른바 '좌파척결'의 시나리오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니까요. 이들에 대한 문제 제기는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을 통해, 그리고 필요할 경우 오프라인 매체들에 보내는 특별기고의 형태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듣보잡 논쟁(?)을 접으며...

이런 걸 '논쟁'이라고 부르나요? 이건 사안의 본질과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이지요. 다음에 전화해서 블라인드질 시키는 것을 왜 '논쟁'이라 부르는지.... 진짜 논쟁은 아직 시작도 안 됐습니다. 뭐가 그리 겁나서 내 작은 제스처 하나하나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프레시안에 살짝 맛뵈기로 글 하나 보내놨으니, 시비를 걸려면 그런 거나 걸던지...

'듣보잡'의 의미가 변할 것이라고 의기양양하게 얘기하던 것은 텅빈 호기였나 보지요? 그때만 해도 사람들이 자신을 듣보잡이라 불러도 그 호칭에 굳이 연연하지 않겠다는 호연지기를 보여주는 듯 했는데, 이제 와서 애먼 글에 블아인드질, 애먼 사람들에게 고소질에... 앞으로 갈 길도 먼데 너무 여유가 없어 보여요. 진중권은 아무리 욕을 먹어도, 네티즌들 고소 같은 거 안 하잖아요.

듣보잡의 의미가 변할 것이라는 그의 선언을 듣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듣보잡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면 과연 어떻게 될까? 오래 생각한 끝에 제가 내린 결론은. 듣보잡이 초고속으로 성장하여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면, 웃음 주고 조롱 받는............ '국민듣보'가 되지 않을까?

그런 그렇고 굳이 한 사람을 듣기 싫어하는 호칭으로 불러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그를 굳이 별명으로 불러야겠다면, 뭔가 다른 호칭을 써야겠지요. 그리고 그 호칭에는 그가 사회적으로 그렇게 여겨지기를 바라는 바대로, '2년, 특히 6개월 사이에 초고속 성장을 한 청년'라는 의미를 담읍시다. '듣보잡' 대신에 제안하는 호칭은 '드보르작'입니다.

특히 <신세계 교향곡>이 어딘지 실크세대 어쩌구 하는 변씨의 주장을 닮은 데가 있지 않나요? 실크 세대 이끌고 미지의 신대륙으로 떠나는 호연지기랄까? <신세대 교향곡>..... 빰-빰빰 빠-바밤, 빰-빰 빠바밤....

PS.

이 아이디어는 DC에서 얻었습니다. 아, 그런데.... 만약에 '드보르작'을 잘못 쳐서 '드보르잡'으로 표기하면 어떻게 되나요? 상당히 애매모호한데, 일단 이것도 한번 변모씨가 유권해석을 받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판례를 만들어야지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또 블라인드 처리를 했나 보네요. 불쌍한 '다음'의 직원들.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는 모습이 매우 앙증맞네요. 인터넷의 본질이 뭔지를 모르는 듯... 블라인드 처리 당한 글입니다.


1. 먼저 전유경 낭자께,

사실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듣보잡'은 변모씨도 즐겨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참고하시와요.

(...) 솔직히 말해 나는 이번에 오**라는 이름을 처음 알았다. 내 입장에서는 오**씨는 듣보잡이다. 그래도 내가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이 있기에 답글을 쓰는 것이다. 최소한 우리끼리만큼은 진중권식으로 누가 더 유명하냐, 이런 386 수준의 발상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오**씨도 진중권의 행태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직설적으로 비판해보라. 진중권이 어떻게 나오느냐를 체험하면, 나의 비판의 진정성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물론 그랬을 때, 386 패거리들의 보복은 오**씨가 감수해야될 거다.
(변희재, "2030에게 필요한 건 냉소가 아닌 열정" 빅뉴스 2009/02/08)

그러니까, 이 분 얘기는 '듣보잡'이라는 낱말은 자기가 남한테 사용하는 것은 무방하나, 남이 자기한테 사용하면 처벌을 받게 되는, 그런 매우 특수한 법적 지위를 누리는 용어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2. 그리고 야밤에 신고 당한 네티즌 제위께...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듣보잡'이라 불러서 그렇지.. 알고 보면 변모씨는 공인이셔요. 빅뉴스와 미디어워치라는 언론사의 대표이시구요. 실크포럼이라는 곳의 대표이시구요. 인미협이라는 시민단체(?)의 정책국장이시구요. 한나라당 추천 미발위 위원이시구요. 법무부 정책위원이시구요. 심지어 Mbc 이사직에 도전하시는 공인이셔요.

공인에 대해서는 욕 좀 해도 됩니다. 가령 명박이를 '쥐박이'라 불러도 처벌할 수 없다는 게 지금 변모의 뒤를 봐주고 계시는 <시변> 이헌 변호사님의 소신입니다. 명박이를 쥐박이라 불러도 된대요.

....특히 이헌 변호사는 “대통령에 대한 심한 표현, 공직자에 대한 심한 표현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판례에 있어서 넓게 인정 된다”며 “단지 ‘쥐박이’라고 해서 처벌한다면 민주국가가 아니다”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시민일보 2009/04/20)

거 봐요. 그런 일로 여러분을 처벌하면 '민주국가'가 아니래잖아요.

추부길, 변**, 유인촌



추부길의 아우어뉴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추부길 대표가 올초 <아우어뉴스>라는 인터넷 매체를 창간했다. 역시 권력의 실세답게 그 자리에는 여당의원들이 대거 참석하고, 대통령이 축하화환까지 보냈다. 어쨌든 그 자리에서 추부길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많은 국민들이 사이비좌파들의 좌충우돌 행태로 인해 엄청난 고통과 피해를 당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둠의 나라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사이비 좌파들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 청소해야 한다.” (미디어오늘 2009/02/17)

이 말만 들어도 매체의 성격을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아우어뉴스>에서는 곧바로 좌파 청소에 나섰다. 진중권이 한예종의 공금을 유용/횡령했다는 것이다. 장문의 기사로도 모자랐던지, 기사와 별도로 물길코리아라는 단체의 성명서(‘진중권 쌈짓돈은 국가예산?’)와 디지털미래연대라는 곳의 논평('진중권 관련 의혹' 철저히 수사해야!!!’)까지 함께 실었다. 대체 뭐 하는 단체들인지 찾아봤더니, 세상에

“이들의 움직임 뒤에는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등 청와대 1기들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폴리뉴스 2008/12/11)

명백한 허위보도에 바로 추부길 대표에게 반박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이튿날이던가? 나를 잡아넣기도 전에 우리 목사님께서 먼저 구속이 되셨다. 듣자 하니 박연차 회장한테 청탁의 대가로 검은 돈 2억 원을 받아 챙기셨단다. 변모를 비롯한 몇몇 잔챙이들만 남겨두고 추목사님 혼자 구속되시는 바람에, 잔뜩 벼르다가 허탈해진 나는 사건을 우스개로 마무리해야 했다. “목사님, 면회 가서 사식 넣어 드릴께요.”

검찰에서 그는 그 돈을 모두 “생활비”로 썼다고 말했다. 하지만 목사님이 매일 룸살롱에 다니는 것도 아닐 텐데, 단 몇 달 만에 2억을 생활비에 썼다는 게 말이 되는가? 진보신당에 그렇게 썼는데, 아니나 다를까, 검찰수사 결과, 그 돈의 상당 부분이 <아우어뉴스>의 창간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한 마디로 <아우어뉴스>는 태생 자체가 구린 돈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구리게 탄생한 주제에 애먼 사람의 도덕성을 물고 늘어진다. 이게 이 사회를 정화하겠다고 설치는 우익 청소부들의 몰골이다.

그래도 이건 용서가 되는데, 내가 도저히 용서하지 못할 일이 또 있다. 검은 돈 2억이나 받으신 목사님께서, 세상에, 교회에 십일조는 500만원 밖에 안 내셨다는 사실. 평소에 교회에 잘 안 나가는 나 같은 날라리 신자도, (물론 우리 어머니가 하시는 일이지만), 십일조만큼은 정확하게 낸다. 국세청의 눈보다 무서운 게 하나님의 눈 아닌가? 나중에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앞에서 서서 뭐라고 변명하시려고 목사님께서 십일조를 다 떼먹으시는지 모르겠다.

변**의 인미협

추부길이 챙긴 구린 돈으로 창간된 <아우어뉴스>의 진중권 공금 횡령 기사는 변모가 하는 온라인 <빅뉴스>와 오프라인 <미디어워치>라는 매체에 그대로 전재됐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그것은 추부길 목사와 변모 사이에 이른바 ‘업무제휴’라는 게 맺어졌기 때문이다.

한편, 아우어뉴스는 지난 18일 변희재씨가 지난달 창간한 보수 미디어비평지 '미디어워치'와 업무제휴를 맺는 등 영역을 확장해왔으나 (...) (미디어오늘 2009/03/25)

‘업무제휴’라는 게 그저 서로 기사를 주고받는 정도를 말하는 게 아닌 모양이다.

“추부길 대표와 아워뉴스가 인미협의 기초 취재자료를 받아 보강하여 기사화했을 뿐이지요. 모든 기초 취재는 인미협 사무국에서 했다고도 알려드렸지요. (....) 몸통은 윗선, 아랫선 찾을 것도 없이 그냥 인미협 사무국입니다.” (빅뉴스 2009/04/11)

이것이 저들이 말하는 ‘업무제휴’다. 기사를 분업적으로 만들어내는 이 시스템이 매우 흥미롭다. 그런데 내가 아는 한, 인미협은 언론사가 아니다. 그저 우파매체들이 모여 만든 시민단체(?), 아니 우익 정치단체에 불과하다. 그런 정치단체의 사무국에서 ‘취재’를 하고, 정작 매체는 ‘보강’만 했단다. 이는 이들이 하는 일이 공익을 위한 정상적 언론활동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외려 정치기관에 소속된 선전매체, 선동매체의 당파적 활동에 가깝다.

그래도 명색이 ‘인터넷 미디어 협의회’라면, 인터넷 미디어들의 도덕성에나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정작 인터넷 미디어인 ‘아우어뉴스’의 검은 자금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왜 자신들과 전혀 상관없는 예술학교의 사업과 미래에 그토록 지대한 관심을 갖는 것일까? <아우어뉴스>에 검은 돈이 흘러들어갔다면, 인미협의 다른 회원사에는 행여 그런 일이 없는지, 각 매체들 사이에 서로 교차 검증에 들어갔어야 하지 않을까? 가령 <빅뉴스>에서는 <뉴데일리>를 털고, <뉴데일리>에서 <올인코리아>를 털고....

유인촌의 문화부

추부길의 <아우어뉴스>와 변**의 <인미협>이 한 자락 자리를 깔아놓으면, 그 위에서 유인촌의 문화부가 큰 칼을 휘두르며 선무당의 춤을 추기 시작한다.

3월부터 우파 계열의 인터넷 언론들이 한예종 관련 기사를 집중 보도했다. (...) 이들 매체의 보도가 시작된 직후인 3월부터 문화부의 종합감사가 시작됐다. (...) 황지우 총장은 “정상적인 행정 판단에 의해 감사가 이뤄진 것이 아니라 한예종을 문제 삼는 ‘외부’의 주장을 국가권력이 대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 진행 과정에서 “직원들을 용의자 취급하고, 자료를 요청해 받는 게 아니라 사무실에 가서 자료 일체를 싹쓸이했으며, (우파 단체들이 문제 삼은) 통섭 교육, 협동 과정, 이론학과 등에 (감사가) 집중돼 있었다.”고 황 총장은 밝혔다. (한겨레21 2009/05/21)

자기들이야 물론 아니라고 잡아떼고 싶겠지만, 감사를 받은 한예종 사람들의 증언이나, 직접 겪은 내 자신의 경험에 따르면, 문화부의 감사는 철저히 추부길과 인미협에서 보도라고 내놓은 기사들에 따라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게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다음 기회에 문화부의 감사처분과 인미협의 보도내용을 서로 비교하는 글을 올릴 생각이다.) 아무튼 한 나라의 문화부가 고작 인터넷을 떠도는 우익 낭인들과 발맞추어 움직인다는 것은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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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아무 데서나 반말 지껄이고, 국회에서 ‘씨, 씨’거리는 교양머리에 뭘 더 기대하겠는가? 추부길, 변**, 유인촌. 그 밥에 그 나물, 참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2009년 6월 5일 금요일

'듣보잡'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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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보'라는 별명에 대해 왜 그렇게 민감한지 모르겠네요. 우리 듣보가 얼마전 제 입으로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길게는 2년, 짦게는 6개월 만에 나는 크게 성장해서 진출하고 있다. 즉 '듣보잡'이라는 용어는 낡은 386세대의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한 청년의 초고속 성장의 의미가 되어버렸다. 봐라, 조만간 용어의 개념이 바뀌게 될 것이다."


저는 '듣보'라는 용어를 "조만간 바뀌게 될 개념"으로 사용한 거거든요. 다시 말하면, '듣보'란 용어는 "길게는 2년, 짧게는 6개월 만에 크게 성장해서 진출하고 있는 한 청년의 초고속성장"이라는 뜻입니다. 나는 칭찬을 한 건데....